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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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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에 나타난 여자의 일생.. 강청댁을 중심으로 강청댁이 왜 이리 잡힐까?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이 5백여명이 넘는다는데, 그중의 한사람인 강청댁을 그리 마음에 둘 필요는 없을 게다. 그러나 그의 기구함이, 박복함이 한번쯤 그를 추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토지" 전권을 얻은 것은 박경리 선생이 타계하던 바로 그때다. 한국에 도루 ..
"천국의 열쇠"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성직자, 특히 사제(가톨릭 신부)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필독서라는 "천국의 열쇠"를 최근에 읽었다. 우선 어떤 사람들이 등장하는지, 그들을 한번 불러보자. 어쩌면 소설의 윤곽도 그 인물들을 통해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치셤부모... 주인공의 아버지 알렉스 치셤. 건장한 어부인 그는 존경받는 마..
첫사랑에 실패한 소설가 제인의 이야기 언니 카산드라가 그린 제인의 초상화. (1775-1817)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보지 않고, 그녀에 대해 쓰려고 하니, 자신이 없다. 그 유명한 "오만과 편견"이라도 봤다면 좀 덜 면구스러울뻔 했다. "Becoming Jane"이라는 영화가 DVD로 최근에 출시됐다. 소설가 제인이 되기까지,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이 ..
치욕의 역사 "남한산성" "남한산성"을 다 읽을 즈음, 이 산성의 구조를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문은 어디이고, 서문쪽으론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산성의 넓이는 얼마정도인지... 남한산성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적과의 대치에서 구조적인 묘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다 읽고 난 다음에 보니, 남한산성의 평면도가 ..
삼국지의 재미가 그곳에 있었다... 형제(전3권) 삼국지 보다 재미있는 소설이 있을까? 삼국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쳤던 초등학교때의 기억이 종종 난다. 중국사람이 지어서일까? 위화가 지은 형제(전3권)를 읽으면서 "삼국지" 생각이 났다. 말발굽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광활한 대륙의 소설 "삼국지"와는 확연히 다른 소설이지만, 그 옛날 누군가에..
태산같은 존엄과 벌레같은 인간의 두 모습.. "벌레이야기" "이제와서 제가 왜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제 영혼은 이미 아버지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거두어주실 것을 약속해주셨습니다. 영혼뿐 아니라 제 육신의 일부는 이땅에서 다시 생명을 얻어 태어날 것입니다. 저는 저의 눈과 신장을 살아있는 형제들에게 맡기고 가니까요. 다만 한가지 여망이 있다면 ..
불우한 천재들의 자화상 ... 뉴욕 3부작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 /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유리의 도시 / 유령들 / 잠겨있는 방 눈가가 검으칙칙한 드라큘라 이미지의 작가, 폴 오스터. 그의 책 날개에 있는 사진만으로도 작가는 독자들과 친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오히려 공포감을 주고 싶지나 않은가 의심하게 만든다. 뉴욕 3부작중..
"애"같은 "어른"들.. 영화 "Little Children" 아이들 영화인가? 제목이 "Little Children"이지 않은가? 아이들이 나오긴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극에서처럼 보조역이다. 그런데 왜 "어린 아이들"이란 제목이 붙여졌을까? 이것이 영화를 보는 키다. 어린애같은 어른들의 이야기다. 몸만 컸지, 하는 짓은 본능에 충실한 어린애들이다. 장난치는 내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