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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 “손이 작다”는 것은 씀씀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다. 특히 주부의 입장에선 음식을 만드는 양이 적은 사람을 보고 그렇게 말한다. 나는 나를 <손이 작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음식을 풍족하게 만들지 않는다. 내 상차림의 요지는, 김치와 김이 밑반찬이고, 째개든지 고기를 이용..
꽃장사 자조적으로나, 격을 낮춰 부르고 싶을때, 우리가 하는 장사를 <구멍가게>라 부른다.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고, 오래전부터 그런 용어들을 사용해왔다. 나는 <구멍>이란 뜻과 <가게>란 뜻이 어울리지도 않고, 어디 음침한 굴속같은데서 장사하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를 <구멍가게>를 ..
칠흑같은 새벽에 이런 것도 흉몽중에 들까? <1> 둘째가 마루에서 무언갈 한다. 작은 종이에 물감을 칠하고, 그 위에 휴지를 놓고, 모양을 본다. 제 맘대로 되지 않았는지, 다시 치우고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온 마루가 물감든 휴지천지다. 나는 둘째에게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한다. 그는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이..
휴 캐나다>!! 엊저녁에 이상한 영화를 봤다. 무척 진지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듯한 영화였는데, 실상은 동성애를 교묘히 그려낸 작품이었던 듯싶다. "The Hours"라는 제목인데, 다른 영화와는 달리, 포장에 어떤 설명도 나와있지 않다. 다만,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 여자의 사진과,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니콜 키드먼..
특별한 친구들 특별한 친구들 사람들을 만납니다. 글로 만납니다.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생활과 생각까지를 잘 알듯합니다. 단지 모르는 것은 목소리와 그들의 생김새입니다. 어쩌면 그것조차 확인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왕언니님! 얼마나 좋은 글을 쓰시는지요. 그분의 글에서 한국을 봅니다. 복잡다단..
수준차이... 아름답게 수놓인 비단이 생각났다. 작은 숨소리까지도 들릴 것같은 정교한 소리들... 리듬을 타고 흐르는 소리의 결이, 실내를 감돈다. 음악성을 위해, 무리하게 줄이고 키우는 작위적인 생음이 없었고, 하모니와, 리듬이 하나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긴가? 오늘 갔다온 공연소감이다. ..
매듭을 짓고.. 큰 매듭이 지어졌다. 매일 저녁 올라가던 밥숟가락이 거진 절반이상이 줄어든 것이니… 녀석들이 갔다. 자책과, 미움과, 안타까움과, 원망등 복잡미묘한 감정을 연출해내게 했던 녀석들이 드디어 오늘 떠났다. 그들이 사실은 더이상 <녀석들>이 아니고, 당당한 어른이 되어서 떠났다. 떠난 3명은 11..
우리가 서로로 인해 행복하기를.. 1990년 추운 3월의 밤쯤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제2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던 웨스턴 지역의 한국식당을 찾았다. 캐나다서 첫선을 보는 자리다. 신문사에서 알게된 분이 나에게 소개해준 남자는 한국에서 갓 유학온 나이든 총각이었다. 그는 캐나다에 있는 삼촌과 연이 닿아서 직장을 다니다 유학왔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