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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듣는 목소리.. 기름이 전연 없는 목소리. 청량하고, 꾸밈없는 진실된 목소리의 주인공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한국 텔레비전이 없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들어본 조국의 대통령의 목소리는 잠자던 나를 화들짝 깨어일어나게 했다.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광풍처럼 불었던 대통령 선거전의 어떤 부분이..
누가 감히.. 사람들의 왁자한 지껄임 때문인지, 밤공기가 찬 4월28일 버스의 창에는 김이 서린다. 체슬리 고등학교에서 열린 <폐교를 검토중인 학교들의 주민모임>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안이다. 마을 사람중 하나가 대절한 학교버스안에는 작은 불빛 하나 없어서, 서로의 얼굴빛은 분간할수 없지만, 목소리에 ..
아주 오래된 질문... 오래전에 읽고 여러분과 이야기하기 위해서 다시한번 읽은 박완서씨의 <아주 오래된 농담>이란 소설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소설이 괜찮으니 읽어보시오> 라든가 <이러저러한 문장이 참말로 좋았다>는 그런 감탄적인 내용이 아니라, 소설을 빙자해서, 한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사..
몽상가들의 이야기 “아니, 그쪽말고,,, 이상하네. 내가 한번 드라이브한 적이 있는데, 찾을 수가 없어..” 궁시렁대는 아내쪽을 향해, 알고있으니 조금 참으라고 한 남편이 이리조리 차를 모니, 드디어 나왔다. 석양빛을 받고있는 호수를 낀 비치 도로가. 그 길을 토론토에서 연휴에 방문한 선배 부부와 두 언니와 함께 돌..
뿌리에 대하여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대강의 줄거리찾기를 잘해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나를 보면서, 역시 나는 그 부분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최근 본 영화중에서도 주제별로 묶을 만한 것들이 발견됐다. 영화한편으로 끝내기 보다는 이렇게 서로 비교하면서 생각하면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나름대로 보는 즐거..
몸만 이땅에 사는 사람으로서... 따뜻한 봄볕을 보니, 무언가 감격스런 느낌이다. 어제는 아이들과 산책을 나갔다. 아직 앙상한 가지들로 둘러싸여 사방이 보이는, 휑한 산책로를 걸었다. 그래도 눈이 녹아 스며들어서, 땅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어머니 젖가슴같은 땅,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났다. 합창연습이 있어서, 오랜만에 걸어서..
정체를 드러내십시오 “언니, 정체를 좀 드러내야지..” “충분할 정도로 드러내고 있지. 감추고 있는 것 없는데?” 한국의 사촌오빠는 친척들간의 친목을 위해 카페를 개설했다. 어렸을때 같이 놀던 사촌들과 인터넷으로 만나게 되니, 그 시간적 공백을 글로 채우게 된다. 한국과 미국,그리고 캐나다에 떨어져있는 자매들..
나의 뷰우리플 생일파티 <3월31일> “오늘이 며칠이지?” 둘째가 이를 닦다가 묻는다. “글쎄 3월 마지막 날인가?” 하면서 생각하니, 내 생일이 담날이란 걸 깨닫는다. 멀쑥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둘째 표정이 멀뚱하다. 조금있다, 막내가 “엄마 오늘이 며칠이지? “묻는다. 그때 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