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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family member of the year 집에서 내가 매일 신고사는 보라색의 슬리퍼가 있다. 어떤때는 슬리퍼 바람으로 가게까지 내려가, 물건들을 날라오기도 한다. 슬리퍼가 없으면, 영 허전한 것이, 겨울이 되고서부터는 한발짝도 슬리퍼없이 움직이기가 싫다. 아이들이 목욕하고 나서 흥건해진 목욕탕에 슬리퍼 바람으로 들어가면, 큰 ..
조용한 성탄절입니다 24일 저녁의 혹독한 감기로 올들어 처음으로 자리를 잡고 누웠었던 것 같습니다. 일을 마치고 들어온 남편이 이마에 손을 짚어보곤, 엇 뜨거? 하며 차가운 타월을 덮어주었습니다. 잠도 안오고, 끙끙대다가 아이들이 다 잠든 시간, 덜덜 떨리는 몸으로 일어나, 아이들의 산타선물 포장을 했습니다. 트리..
눈이 펄펄날리는 산중턱에서 온천욕을...여행기 4> 졸업식 끝나고 밴프로 갔다. 언니 하나를 더 싣고 아마 서너시간을 차를 타고 뱅쿠버쪽(캐나다 서쪽)으로 갔나 보다. 밴프는 록키산맥이 시작되는 곳으로 관광지로 발달한 곳이다. 일본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투자해놓았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각종 선물점들, 호텔, 박물관, 산정상을 올라가는 곤돌라..
나의 방이 만들어지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의 변화가 나를 놀래킨다. 글쓰는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국문과를 졸업했고, 어학공부하는 사람들을 한눈아래로 째려보면서, 문학전공을 자랑스럽게 마쳤다. 졸업하고 나서도 출판사, 잡지사를 전전하는 전력을 자랑하다가, 내 뜻과는 무관하게 발을 딛게된 캐나다에서..
학교폐쇄라니... 고사리같은 손으로 접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본다. 지난 월요일은 부모들(아침식사 클럽, 칼럼5호 참조)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아침식사의 날이었다. 나는 그전날 노래공연을 한 까닭인지(약간 흥분상태) 새벽에 깨어서는, 아예 잠을 안자다 아침일찍 학교로 갔다. 메뉴는 쏘세지, 스크램..
누명벗기 지난번 둘째 담임선생과의 인터뷰때 나도모르게 터져나온 말이 있다. 담임이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느냐”고 물어서, 집에서 많이 읽는다고 대답했다. 그럼 도서관에 자주 가느냐고 물었다. 그때 도서관과 우리집이 얽힌 안좋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게 된 것. 때는 여름쯤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아이들에..
파티---9살 루미의 하루 엄마가 오늘 코리언들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다고 가려냐고 물어보셨다. 약간의 나쁜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어쨋든 라고 하니 따라나서기로 했다. 동생 미리는 안가고싶다고 한다. 이제 7살인데, 나래언니와 나는 가는데, 안갈 수 없을텐데 말이다. 엄마 아빠가 “어떻게 혼자 ..
사람 사귀기 외국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던가? 끼리끼리 만나는 것이, 아주 원초적인 시작이라면, 이곳에서는 “그가 거기에 있었기에 만난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든지 많든지, 학식이 높던지 낮던지, 그의 고향이 서쪽이든지 동쪽이든지, 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