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너나, 그리고 우리

(243)
꽃향기가 사라지기 전에 ...안에서(2) 아침에 웬일로 눈이 일찍 떠졌다. 최대한(맥시멈)으로 자고 일어나는 우리 부부에게는 희귀한 일. 운동삼아, 한번 밖에 나갈까? 고비도 컸나 보고.. 그야말로 농담삼아 던져본 말에, 남편이 그러자고 했다.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오니, 막내가 잠이 깼는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미리야, 엄마 아빠..
음식향기가 사라지기 전에...밖에서(1) 이번 어머니날에는 어떤 걸 원해? 했는지,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어? 하고 남편이 물었는지 잊었는데, 나는 조금 생각하다가, 누가 저녁해주면 좋겠네... 그랬다. 5월 8일, 오로지 엄마들의 날. 한국은 어버이날로 통일되어서, 찬란한 어머니의 영광?이 좀 희석된 감이 있는데, 이곳은 매년 5월 둘째주 일..
"잘못된 해고"로 인한 손해.. 기어이 P와 사단이 나고말았다. 작년 11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남편이 휑하니, 나갔다 온뒤 P를 해고시켰노라고 했다. 가게 하나를 더 오픈한 뒤로 신경쓸 것이 늘어나고 일손이 딸리고 해서, 나와 남편이 두탕을 뛰는 등 고단한 날들이 이어졌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일을 많이 맡기게 되었는데..
웃지않는 "엄마" “You didn’t smile today.” 막내가 나를 보며 하는 말이다. 그 말에 안 웃을 수가 없어서 조금 입을 비죽였더니, 다시 힐끗 보더니, “이상한 미소”를 짓는다고 흉본다. 얼굴을 찡그리고, 마지못해서 웃는 “썩소”같다는 뜻이겠지. 웃음은 커녕, 말도 하기 싫었다. 그래도, 웃지않는 나를 발견해내고, 나..
나도 떠나고 싶다 그들이 온것은 저녁청소를 하지않고, 그냥 정신사나운 상태로 막내의 학교 숙제를 봐주고 있을 때였다. 어쩐지 낯익지 않은 발소리가 자박자박 들리더니, 옆마을에 살았던 나영이네 식구가 왔다. 부부와 남매둘. 그들은 한2년전에 우리 옆동네로 들어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민온지, 그때만 해도 1년..
그냥 소소한 이야기 막내를 낳을때 배를 갈라서 나았다. 배를 갈랐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아주 조그마해서 배 바로 밑, 주름진 곳을 몇센치 미터인지 자르고 다시 봉합해서, 자세히 보지않으면 그 상처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보기엔 그렇게 작은 상처이지만, 거의 평생을 그 흔적을 느끼며 살아간다. 예정일이 두..
"몸이 좋지 않아요" “She is not feeling well.” 수요일 저녁쯤이었을 거다. 다음날 “아침식사 클럽”이 있는데, 나와 같이 일하는 페기의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3년 넘게 한조를 이뤄서 매주 한번씩 만난 사람이니, 감기걸릴때도 있고, 갑작스런 여행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할때도 있었지만, 이번 전화는 좀 불길한 데가 있었..
복지.. 만족할만한 생활환경 다음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새동아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복지의 뜻이 이렇게 나와있다. 복지국가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캐나다에서 살면서, 그 복지의 참맛을 며칠전에 알게 되었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언니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소아마비로 앓은 것은 2살때부터였고, 지금 5십고개를 코앞에 두..